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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않는늑대/동양늑대

나는 이상한 사랑을 한다. 네가 그리워 너를 향해 섰으면서도 바로 보지 못하고 반쯤 비켜선 네 옆의 구름만 쳐다본다. 내가 네가 되어야만 비로소 채워질 것 같은 갈증에 허덕이면서도, 지금보다 더 사랑하게 될까 두려워 너를 가린 나뭇잎만 헤아리는 그런 이상한 사랑. 태양아래 두 발 딛고 서 있다가도 네 빛이 일렁이면 물살에 휩쓸린듯 휘청이는, 나는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없는 거리가 현실이 될까 홀로 손을 꼭 쥐고 너를 보면, 영영 네게만 눈 멀게될까 두려워 눈을 꼭 감은채 장님같은 사랑을 한다. 11.11.14 Facebook. Note 더보기
모닝페북 랩 (부제 : 6:45, 늦은 기상에 대하여) FIVE FOURTY-FIVE. 이른아침 기상은 이제 내게 일상. 뜨거운 눈물, 아니 뜨거운 수돗물로 지친나를 일으키고 더는뜰수 없을만큼 무겁게 감긴눈을 목이 터져라 울부짖는 내 알람소리로 띄우지. SIX FOUTY-FIVE. 밤처럼 어두운 하늘과 구름처럼 낮은혈압과 끝없이 계속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어둠. 두 눈에 들어온 시계의 작은 시침, 울지않은 알람의 믿을수없는 시치미. 이건 꿈일꺼야. 믿을수없어. 바람같이 일으킨 몸 번개같은 드라이빙. SEVEN FOURTY-FIVE. 나는 길위에, 나와내차는 길위에, 서있는이곳은 주차장이 아니지만은 움직이지 않는지옥. 주차장속에, 나와내차는 주차장속에 멈춰있지마는 주차는아닌 지금 모습이 꿈이길 바래. EIGHT FOUR.. 더보기
비 오는 날 비가 오고 있어요 조근조근, 늦은밤 긴히 나누는 이야기처럼 소리도 없이 비가와요. 젖을 수도 있겠지만 난 스니커즈를 신고 나왔어요. 아직까지 내 발은 양말의 뽀송뽀송함과 신발속 온기를 느낄수 있어요. 난 온기와 뽀송뽀송함에 굉장히 연연한답니다. 그래서 더운 여름에도 찬물에 샤워하지 않아요. 더워서 땀이나도 따끈따근한 고양이를 부둥켜안고, 뜨거운 커피를 식혀먹죠. 아직까지는 뽀송한 걸음으로 빗속을 걸으며 생각해요. 내가 잡을 팔은 언제나 온기가 있었음 좋겠다고. 체온의 온기보다는 잡고 있으면 내 마음이 훈훈해지고, 느껴보려고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런것. 비가 오지만 난 아직 뽀송뽀송하고 따뜻하네요 11.08.01 FACEBOOK NOTE 더보기
심연의 물고기에게 바다가 말했다 당신은 왜 그 멀고 먼곳까지 헤엄쳐가 동굴에 숨어계신가요. 차가운 해류를 헤치고 넘어간 그 바다에서 마저 어두운 심연에 가라앉아 있지만, 동굴에 앉아 운명을 슬퍼말고 이리나와 헤엄치길 바래요. 당신은 볼 수 없지만 당신 머리맡엔 투명한 빛이 맴돌고 있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들은 그 빛을 따라 온답니다. 어둠속의 그대, 당신은 아마도 영영 빛을 못보겠지요. 그러나 빛을 가진 그대. 빛을 보느니 어둠속에서 차라리 행복할 것입니다. 검고 무거운 바다에 가라앉은 당신, 차가운 흔적을 그리며 춤을 추세요. - 아귀에게 작가의도 : 심해 동물은 낮은 심도로 올라오면 눈 튀어나와 죽음 빛 보면 아귀탕 ㅋ 11.10.05 FACEBOOK NOTE 더보기
백설공주와 여덟번째 난장이 (1) 옛날옛날에 어느 나라에 키가 자라지 않는 아이가 살고 있었어요. 동네 사람들은 아이에게 손가락질을 했고, 아이는 친구 하나 사귈 수 없었답니다. 아이를 돌봐주던 부모님은 추운 겨울날 음식과 땔감 나무를 구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갔다가 다시는 돌아 나올 수 없게 되었어요. 결국 키가 자라지 않는 아이는 홀로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배가 고프거나 추운 것도 견딜 수 없었지만, 사람들의 냉랭한 시선을 더 견딜 수 없었던 아이는 소문으로만 듣던 난쟁이의 숲을 찾아 가기로 했어요. 그 숲은 아이가 사는 나라와 이웃나라 경계에 있는 크고 검은 숲이었습니다. 숲에는 호랑이나 곰 같은 짐승들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 난쟁이들은 그런 큰 짐승들을 사냥한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검은 숲의 난장이들을 두려워 했.. 더보기
SCENE 눈꺼풀이 무겁다. 눈이 뻑뻑한 것 같기도 하다. 요즘 날이 건조하지도 않은데 자고 일어나면 눈이 유독 메마른게 안과를 다니는 것도 소용 없는가보다. 눈동자를 좌우로 몇번 돌리고 힘겹게 눈을 떴다. 그러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상하다. 나는 분명 눈을 떴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무게도 깊이도 알 수 없는 어둠만이 있다. 지금 이 상황이 꿈인가 현실인가 하는 생각에, 잠들어 있는 나의 감각을 깨우기 위해 마른 눈을 좌우로 움직여봤다. 고요함 속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린다. 우두두두두... 둔탁한 무언가를 두드리는 듯한, 두꺼운 벽 너머에서 비가 내리는 것 같은 소리. 머리가 어지럽다. 공간감각이 사라진 것 같은 기분나쁜 어지러움은 언젠가 악몽을 꿀 때 100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순간의 느낌.. 더보기
인공눈물 이야기 3 나는 혼자가 아니다. 그런데 혼자다. 이상한 일이다. 방 안 한가득 가득차 있는 저것들은 나와 무엇이 달라서 말 한마디 하지 않는가. 그녀가 간혹 나를 두고가던 그 계절은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 이제 그녀는 나 없이도 스스로 눈을 뜰 수 있고, 혹 눈을 뜨지 못하는 아침을 맞이하더라도 말간 시선을 찾을때까지 앉아있을 수 있을 정도로 아침 해가 길어졌다. 그말은 동시에 나는 그녀에게 덜 필요해졌다는 말이고, 나를 두고 밖으로 나가도 별로 아쉽지 않을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예전에는 별로 상관이 없었으나 이제는 상관 있어져버린 '고요함'을 어떻게든 깨고 싶어졌다. 다른 물건들은 일종의 규칙에 따라 모여있는 것 같았다. 방에서 숫적으로 가장 우세한 책들은 벽과 나무 판자사이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고, .. 더보기
낙화 한 점 바람에 사뿐 나려앉는 꽃 잎 달빛이 겨워 탁 손놓은 가냘픈 그대 [2011년 7월 18일 / 페이스 북] 더보기
얼음송곳 그 한마디 가슴 깊숙히 파고 들어와 뼈마저 하얗게 내비치게 한다 상처에서 삐져나온 내 더운 피로 얼음이 녹아 형체는 사라지겠지만 가슴의 구멍은 녹아없어지지 않으니 너, 나에게 얼음송곳을 던지지 마라 시간이 흘러도 너를 추억하면 아물지 않은 송곳자국에서 피 흐를테니 너, 내게 그리 심한말은 던지지 마라 [2011년 7월 18일 / 페이스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