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울지않는늑대/동양늑대

백설공주와 여덟번째 난장이 (1)



옛날옛날에 어느 나라에 키가 자라지 않는 아이가 살고 있었어요. 동네 사람들은 아이에게 손가락질을 했고, 아이는 친구 하나 사귈 수 없었답니다. 아이를 돌봐주던 부모님은 추운 겨울날 음식과 땔감 나무를 구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갔다가 다시는 돌아 나올 수 없게 되었어요. 결국 키가 자라지 않는 아이는 홀로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배가 고프거나 추운 것도 견딜 수 없었지만, 사람들의 냉랭한 시선을 더 견딜 수 없었던 아이는 소문으로만 듣던 난쟁이의 숲을 찾아 가기로 했어요. 그 숲은 아이가 사는 나라와 이웃나라 경계에 있는 크고 검은 숲이었습니다. 숲에는 호랑이나 곰 같은 짐승들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 난쟁이들은 그런 큰 짐승들을 사냥한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검은 숲의 난장이들을 두려워 했습니다.

아이는 난쟁이들에게 가면 자신도 무시당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가방에 빵과 약간의 돈을 가지고 검은 숲으로 향했습니다.

검은 숲 입구에 도달한 아이는 숲을 들여다보자 문득 두려워 졌습니다. 이름대로 숲 속에는 햇살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아 어떤 짐승이 숨어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죠. 아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괄시 당하면서 사는 것 보다는 난쟁이를 찾아 다니다가 짐승들에게 잡아먹히는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나뭇잎 사이로 간간히 비추는 햇살로 낮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손 조차 보이지 않을 어둠이 내리면 잠들기를 몇 차례, 아이는 결국 가방 안의 빵을 다 먹고 말았습니다. 배는 고픈데 난쟁이들의 흔적도 찾지 못한 아이는 지치고 힘들었어요. 그 때 등 뒤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혹시 난쟁이가 아닐까. 기쁜 마음에 뒤를 돌아본 아이는 번쩍이는 호랑이의 눈과 마주쳤습니다. 호랑이와 눈 마주친 아이는 기절해버리고 말았어요.



맛있는 냄새에 눈을 떠보니 아이는 왠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침대의 크기는 크지도 작지도 않고 딱 아이의 키에 맞았어요. 그 때 누군가가 아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 넌 왜 숲을 헤매고 있었던거냐?

아이가 바라본 방향에서는 난쟁이 한 명이 서있었습니다.


- ing


(201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