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썸네일형 리스트형 낯선여자 그녀는 낯선 여자일 뿐이었다. 바람이 차가웠다. 무단횡단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차들이 밀려와서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길 건너편의 서면 CGV는 내가 서있는 인도보다 불빛이 화려했다. 한 여자가 서있다. 반걸음. 횡단보도와 가깝게 서있는 그녀는 나보다 조금 더 커보였다. 검은 파마머리가 바람에 흐트러져 산발같아 보였다. 무심한 표정. 무심한 안경. 무심한 코트. 한쪽 어깨에 매달린 카키색의 컨버스 가방은 끝이 닳아있어 어쩐지 처연했다. 길 건너편에서 오돌오돌 떨며 서있는 여자아이들의 화려한 레깅스에 비하면 그녀의 바지는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코트 뒤로 서걱거리는 회색 바람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녀는 오른쪽 사선너머의 어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소리가 났다. 바람은 날카롭게 얼굴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