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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오리너구리

[몽골] 4일. 낮. 홍고린 헬스 해와 달의 양손저울 꿈 같았던 즐거운 밤이 지나고, 우리는 아침을 맞이한다. 갓 올라온 태양은 얼굴을 태울 것 같은데, 반대편 지평선엔 아직 달이 떠있다. 평지에 서서 양 팔을 벌리면, 나는 저울이 되어 양 손 위에 해와 달을 나란히 두고 수평을 이룬다 바얀작은 미니 그랜드 캐니언? 사실 우리가 가려고 했던 바얀작은 미니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불란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그랜드 캐니언 안가봤지만, 왠지 이거랑 다를 것 같은건 기분탓일까요? 바얀작은 좋았습니다... 만, 사실 바얀작 골짜기 보다는 친해진 사람들과 이야기 하면서 올랐던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임소 현지인 빙의, 가짜 주인과 가짜 손님이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풍광은 전날 게르 근처의 언덕이 더 좋았답니다. (그곳도 바얀작) 물장수의 영업비결.. 더보기
[몽골] 3일. 밤. 바얀작 붉은언덕 해가 뉘엿뉘엿 진다. 붉은 언덕으로 올라가자 마른 나무가 뒤틀린 몸으로 하늘을 받들고 서 있고 마른 모래가 온 몸으로 사람의 걸음을 잡는 곳 발 아래 펼쳐진 그림같은 평원에는 길어진 그림자만이 생명의 존재를 알린다. 주인을 알 수 없는 하얀 뼈가 모래 위에 남겨진 누군가의 발자국이 가슴 한 켠, 까닭없는 그리움을 불러 일으키는 어느 시절, 나의 눈시울 같았던 그 붉은 언덕에 함께 가서 발자욱을 남기고 오자 3일째, 바얀작. (바얀작 - 바얀 : Rich + 작 : 나무이름 = '작'이라는 나무가 많은 동네) 두 줄기 물길이 눈물만은 아니다 양떼를 따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보니 그림자가 길어져가고, 우리는 비로소 미리 계획되었던 사막의 샤워를 누리기 위해 짐을 챙겼습니다. 어르덴달라이처럼 춥지 않지.. 더보기
[몽골] 3일. 낮. 바얀작 - 길 위에서 On The Road 지난 밤에 못봤던 게르 주인가족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여주인이 연극배우 누구를 닯았는데 대체 누구를 닮은건지 알 수 없었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혼자 생각하고 말았지요. 얼굴에 주근깨가 빼곡한 딸아이는 수줍어 하면서 우리 곁을 맴돌았구요, 조금 더 어린 남자아이는 초코파이를 하나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엄마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처음 머무른 게르, 처음 만난 가족들. 아마도 손님을 위해 일부러 꺼내입은 듯한 몽골 전통의상은 빛 바랬지만 고왔고, 할머니의 손은 굳은살이 배겨 있었지만 크고 따뜻했습니다. 이른 아침에 달리는 평원은 뭔가 기분이 달랐습니다. 긴 바지를 입고 길을 나서서 그런가, 아니면 어제와 다르게 눈이 아플만큼 볕이 좋아서 그런가 지난밤의 추위는 그냥 꿈 같았습니다... 더보기
[몽골] 3일. 낮. 어르덴달라이 - 아침평원 간만에 느끼는 추위에 일찍 일어났습니다. 게르의 천장. 낯선 침대. 지난밤의 평원이 생각나 눈만 대충 비벼뜨고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여기서 잠깐, 앉아서 글만 읽으시는 분들을 위한 목운동 + 사진감상 시간. 1. 목을 오른쪽으로 90도 꺾습니다. 2. 마우스 휠을 힘차게 내립니다. [특이사항] 반대 순서로 봐도 좋습니다. [주의] 너무 빨리내리면 감상할 수 없음. 자. 시작. 한번 더 보고싶으면 다시 위로가면 됩니다. 자. 시작. ...싫음 말구요 ㅋ 물티슈로 야금야금 고양이 아침세수를 한 뒤, 방금 잠에서 깨어난 임소를 두고 평원으로 다시 나갔습니다. 임소가 씻고 정리하는 동안 저기 앞에 보이는 언덕까지만 잠시 갔다오고 싶었습니다. 가면 금방이겠지, 좀만 더 가면 도착하겠지 했는데, 가도가도 끝은 없.. 더보기
[몽골] 2일. 밤. 어르덴달라이. 꿈이었다고 꿈 [명사] 1.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2.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3.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 두세시간쯤 이동하다가 길 위에 멈춰 섭니다. 매 두시간마다 서는건 아니구요, 텀이 길 때는 세네시간만에 서기도 합니다. 몇일을 연달아 운전해야 하는 운전기사분을 생각하면 중간중간 쉬었다 가는건 당연합니다. 세 대의 차가 한 팀으로 움직이다보니 쉬는 포인트에서 만나 상봉(?)하는 재미도 쏠쏠하게 있습니다. 길을 가다보면 돌무더기들이 길 위에 있습니다. 어워라고 하죠. 우리나라로 치면 성황당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돌이나 돈같은 걸 얹고 소원을 빈다고 합니다. 저도 돌을 하나 얹고 소원을 빌었습.. 더보기
[몽골] 2일. 낮. 테를지 최초의 여정 여정 [명사] 1. [旅程] 여행의 과정이나 일정 2. [旅情] 여행할 때 느끼게 되는 시름따위나 감정 아침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말에 일찍부터 일어나 열심히 챙겨먹고 로비에 내려왔더니, UB 유스호스텔의 사장님이 아침이 제공된다는 기쁜(?)소식을 전해줬습니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그래도 제공되는 아침이니 입은 대야 겠다고 생각한 저는 빵, 살라미, 토마토, 오이, 계란을 먹었..는데 쓰다보니 배가 덜 불렀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하얀 계란은 왠지 손안에 폭 들어오는게 귀여워서 안까먹고 손에 꼭 쥐고 있었구요, 아침이니 커피나 한잔 마실까, 테이블에 다가간 저는 푸석푸석한 인스턴트 커피를 보고 잠시 고민했습니다. 뜨거운 것도 못 먹으면서 커피 입맛만 예민한 사람입니다. 저는. 잠시간의 고민을 마.. 더보기
[몽골] 1일. 밤. 울란바토르 만남. 그리고 lost 윤하 "게이트가 멀리 있으니까 비행기 시간 확인하시고 비행기에서 뵐께요" 인천공항에서 처음 본 윤하씨가 여권과 항공권을 나눠주면서 말했습니다. 멀어봐야 얼마나 멀겠어. 그냥 좀 멀겠거니 생각했는데, 공항 내부에서 한번 더 전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만큼 먼 길을 걸어서야 우리는 128번 게이트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작았던 몽골항공 비행기. 오른쪽 세줄, 왼쪽 세줄, 빽빽하게 채워앉은 사람들 중 나와 같이 몽골 여행을 할 사람들이 있겠지. 임소와 내 자리가 붙어있지는 않았지만, 근처에 있었던 걸로 봐서는, 분명 항공사에서 같이 티켓팅을 했으니 내 자리 주변의 사람들은 같은 일행이겠거니 생각하고 난생 처음보는 옆자리 남자분에게 짐 좀 위에 올려달라고 부탁했었죠. 그런데 이런. 공항에.. 더보기
[몽골] 몽골전설 3. 여전사의 사랑 이야기 안녕하십니까. 쥔장입니다. 오늘은 예고했던 대로 여전사의 사랑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특히, 오늘 이야기의 끝에는 모든 장벽을 뛰어넘는 세기의 사랑이 기다리고 있으니 끝까지 경청하시기 바랍니다. 그 전에, 잠깐 혹시 3편부터 보시는 분들은 전설의 바른 이해를 위해 1편부터 보시기 바랍니다. (달리는 오리너구리 / 밖을) 전설 1편 (클릭) 전설 2편 (클릭) 몽골의 왕족이 있었습니다 좌로부터, 쥔장. 로사공주. 임금님. 왕비님입니다. [파일명] 로사야_공주라도_눈은_떠야지.jpg 백설공주는 하..한입만 사과를 즐겨먹었고, 신데렐라는 언니들의 욕을 즐겨 먹었듯이 공주라면 뭔가 하나 즐겨먹는게 있기 마련입니다. 로사 공주는 몽골에서만 귀하게 얻을 수 있는 낙타 요구르트를 즐겨 먹습니다. ...사실 그거 말고.. 더보기
[몽골] 몽골전설 2. 몽골의 양대 간지남 이야기 (2010년 작) 안녕하십니까. 쥔장입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말씀드린 대로 몽골의 양대 간지남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아주 중대한 교훈이 있으니 유념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몽골에는 유명한 간지남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소개해드릴 간지남 홍코너. 몽흐졸 (이하, 민수) 몽골어, 러시아어, 영어, 한국어, 독일어.. 5개 국어 능통 ...그냥 가능!! 사막에서 지하수를 구해오는 능력자!! 얼핏보면 일본인 관광ㄱ..... 아, 이건 아니고 - _- 미안 요가부터 승마까지 못하는 운동이 없는 몽골남자 입니다. 어두운데서는 형님도 움찔하게 만드는 눈빛을 가지고 있지만, 가끔은.. [파일명] 몽골 마시마로.jpg ...이렇게 귀엽기도 합니다. 그는 낮엔 가이드를 하는 성실남 입니다. 이제부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