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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표범/수염

한국무용_시작


해야 할 일도 많고 맘만 먹으면 줄줄이 야근도 필요하지만

감기몸살 두 번 만에 운동의 필요성을 뼛속 깊이 느낀 바

다시 몸을 좀 움직이려고 학원을 찾아 헤매었어요

 

지난 2년동안 옥포가 그래도 나름 발전했길래

약간의 희망을 안고 발레학원을 찾았어요. 결과는 -_- 짐작하시는대로

 

그리고 퇴근길에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한국 무용학원 발견-

 

그래서 결과적으로 한국무용 학원에 등록 했습니다.

1주일에 2 3시간

춤을 배웠던 모든 기억을, 어쩌면 교만이 되어버린 자신감을 내려놓고

처음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첫 수업듣고 내려오는 길에 포스터를 봤어요.

‘2010년 부산/마산/창원 콩쿨

일반인.발레 부문에서 시선이 멈췄습니다.

만약에 내가 부산에 있었다면, 키트리로 콩쿨에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결과는 알 수 없었겠지만 시도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나는 아무말 없이 걸어나와 집으로 향했어요.
 

두 번 째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말했어요.

왜 전공을 무용쪽으로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처음같은 마음으로 걸음을 내딛었는데, 놓을 수 밖에 없었던 발레에 대한 미련을 흔들어
조금 나를 슬프게 했어요.

일반인의 무용은 결국 배우는 그것 뿐, 전공자들처럼 도달할 목표가 없는게 현실이죠

알고 있었지만 외면했던 현실.

직접 들으니 좀 더 슬프네요.

 

그래서 대체 내 목표는 뭐란 말입니까? 이렇게 마음 매어두는 춤에 대해서.

그저 춤을 배우고, 몸 쓰는 것을 더 잘 알게되고, 어제보다 더 나아지고,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그 것이 좋은거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그게 전부인지, 요즘 같은 때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방황하게 할 거라면, 결코 내게 좋기만 하지는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내 춤을 대변하여 변명하자면, 춤 덕분에 나는 오래살고 싶어졌습니다.
예전에는 마흔다섯 이후의 삶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졌습니다. 하고싶은 일은 죽기전에 꼭 해보고말아야 하니까요.  
 


바람 조각이 몸을 움찔거리는지

몹시도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저기 먼 나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