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울지않는늑대/동양늑대

꿈 이야기] 20140605

꿈을 꿨다
꿈 속의 나는 내 평생의 마지막 태양을 보고 있었다
지구의 모든 인류는 지하로 내려가야 했고, 지상에 올라오는 자들은 인공위성으로 감시하는 연합정부군에 의해 사살당한다고 했다. 지하로 내려가야 하는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인류가 망하기 때문이라 하였으나 어느 설명 하나 속시원하지 못했다. 전세계 모든 인류가 지하로 내려가는 것이라 하였다. 그럼 감시체계가 고장나면? 인공위성은? 궁금하고 의문스러웠지만 사람들은 묻지 못했다. 모든 방송이 지하로 내려가라고 하고 있었고, 나는 그 마지막날의 오후를 어느 학교 운동장에서 보내고 있었다. 사람들이 몰려있었지만 세상은 하나 소리없이 고요하기만 했고, 아무것도 없는 해 떨어지는 하늘은 그저 평범한 오후 같을 뿐이었다.

나는 내 생애 마지막 햇살을 등지고, 땅에 생긴 금 위에서 노래를 부르며 줄 없는 고무줄 놀이를 시작했다. ...
"장난감 기차가 칙칙떠나간다 과자와 사탕을 싣고서..."
노래가 끝나면 다시, 다시, 또 다시, 운동장에 나 홀로 색바랜 노래를 부르며 고무줄을 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망연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 몇몇 여자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해 저무는 운동장, 여자들이 부르는 옛날 노래가 흩어져 고요함이 가시지 않던 그 오후, 사람들은 그들 평생의 마지막 태양을 보고 있었고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2014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