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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고양이

장마비가 옵니다. 그리고 TAXI.


장마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기실 비가 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토요일 부터였지만, 지난 토요일에 저는 풀과 나무가 많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장마 특유의 눅눅함을 느끼지 못했구요, 일요일엔 생리통 때문에 집에서 하루종일 처박혀 있었기 때문에 비가 아니라 눈이 왔어도 몰랐을 겁니다.

메마른 눈을 힘겹게 떴는데
온 방이 습하고, 창밖은 물 투성이인 기분은 조금 이상합니다.
저렇게 세상이 습기에 둘러싸여 있는데 왜 내 눈은 이리도 메마른가 하는 생각이 드니까요.

비도 오고
몸도 무겁고
그래서 아침 운동은 가볍게 제끼고 (사실 늦게 일어나겠다고 지난 밤에 잠들면서 마음먹었었죠)
운전하기도 귀찮고 해서 회사 출근 버스를 탔습니다

비오는 날 아침, 심지어 그 날이 월요일이라면 더욱 더
조선소 출근 버스는 우울합니다.
회사원들의 월요일 아침 출근 표정이야 뭐 별다를게 있겠냐마는
작업복의 회색과
버스 안의 어두움과
창 밖의 흐린 날씨가 합쳐지면
아무것도 우울하지 않지만 왠지 우울해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저는 그 우울함에 동요되지 않기위해 노래를 들었습니다

소나기가 오는날은 밝은 노래와 함께 제 마음도 떠오르지만
장마철엔 밝은 노래와 함께 제 고막의 피로도만 높아지기 때문에
우울하지 않게 차분해지는 노래를 들어야합니다.

동방신기의 TAXI 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동방신기를 좋아하는데 기여한 몇 개의 일본 싱글 중 하나 입니다.
가사를 들어도 의미를 모릅니다. 왜냐면 전 일본어를 모르니까요.
그런데도 아련하고 슬픕니다.

TAXI를 들으니 노래부르는 재중이가 아릿합니다.  
우울함에 동요되지 않으려고 노래를 들었더니 세상이 아련해졌습니다.
아니, 아릿한 제 마음과 재중이의 목소리가 같이울려 세상이 아련해 보이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클라이막스 까지 듣지 못하고 노래를 꺼버렸습니다.



내일부터는 조금 귀찮아도 운전해서 출근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