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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않는늑대

Change 세상은 변한다. 삶은 생각이 만든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100423_프랭클린 플래너 어귓글 더보기
The secret of hapiness THE SECRET OF HAPINESS IS TO SEE ALL THE MARBLES OF THE WORLD, AND NEVER TO FORGET THE DROPS OF OIL ON THE SPOON - ALCHEMIST - 더보기
인공눈물 이야기 1 -아저씨 인공눈물 주세요 내가 담겨있는 어두운 세상이 흔들리고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서야 나는 내 이름이 '아저씨 인공눈물 주세요'라는걸 알았다. 내가 있는 이 곳은 작고 어두운 공간이다. 이 공간 밖에는 또 다른 어떤 세상이 있는데 어떤 곳인지 나는 모른다. 다만 다른 목소리들이 무언가를 말 하면 내 공간에 붙어있던 어떤것들이 빠져 나간다는것만 희미하게 느낄 뿐이다. 내가 이곳에 있은지는 꽤 오래 되었기에 나는 많은것을 알고 있다. 내가 아는 존재들의 이름도 몇개 알고 있다. '아저씨 밴드 주세요','소화제 있어요','종합감기약 주세요'. 이 친구들은-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친근감을 느끼기에 난 친구라 부른다-수차례 이름 불리고 내 공간에 진동을 준다. 나는 그들이 이름 불릴 때 반갑다. '.. 더보기
동백꽃 그건 분명 동백꽃이었는데, 내가 알던 동백은 아니었어 후둑하고 꽃이 떨어진걸 알아챈건 소리 때문이 아니라 꽃송이의 무게때문에 세상의 무게중심이 기울었기 때문이야. 고개를 돌려 바라본 그 곳에 한덩이 붉음이 나뒹굴고 있길래 집어들었어. 내 손바닥보다 훨씬 큰 동백을 보고 있자니 빨려 들어갈 것 같았어. 그 시뻘건 꽃 잎 사이로. 움켜쥐면 꽃물이 흘러 내릴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가는데 바람이 불고, 꽃잎이 파들파들 흔들리고, 내 마음도 파들파들 흔들려서 그냥 말았어. 꽃이 내 심장같아 보였거든. 연하게 돋아오는 가로수의 새싹위에 아무렇게 버려뒀어. 연둣빛 위의 꽃이 너무 강렬해, 버려진 꽃은 서글퍼 보였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았어. 서글퍼하기엔 봄날의 햇빛은 너무 따뜻했으니까. 기다리.. 더보기
낯선여자 그녀는 낯선 여자일 뿐이었다. 바람이 차가웠다. 무단횡단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차들이 밀려와서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길 건너편의 서면 CGV는 내가 서있는 인도보다 불빛이 화려했다. 한 여자가 서있다. 반걸음. 횡단보도와 가깝게 서있는 그녀는 나보다 조금 더 커보였다. 검은 파마머리가 바람에 흐트러져 산발같아 보였다. 무심한 표정. 무심한 안경. 무심한 코트. 한쪽 어깨에 매달린 카키색의 컨버스 가방은 끝이 닳아있어 어쩐지 처연했다. 길 건너편에서 오돌오돌 떨며 서있는 여자아이들의 화려한 레깅스에 비하면 그녀의 바지는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코트 뒤로 서걱거리는 회색 바람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녀는 오른쪽 사선너머의 어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소리가 났다. 바람은 날카롭게 얼굴을.. 더보기
고백 그대. 나를 사랑하지는 않아도 거부하지는 마라. 당신은 나의 사랑을 모른다. 그대 곁에 다가가기 위해 숨죽여 날개짓 하던 나는, 그대만을 꿈꾸며 흙탕물 속에서도 살아냈다. 너의 더운 피에, 살결의 달큼한 향기에, 심장의 열기에 유혹당해 연기와 불 속을 날아들었다. 파리한 날개를 휘둘러가며. 우리를 가로막은 장막을 뚫던 나의 의지를 보았는가, 수줍고 수줍게 새겨놓은 내 입맞춤의 흔적을 보았는가. 손끝에, 눈 위에, 네 손 닿지 않는 깊은곳까지 내려앉은 나의 한숨을 느꼈는가. 귓가에 사랑을 속삭이며 사시나무떨듯 떨었던 지난밤의 나를 안다면 받아주지는 않더라도 내치지는 말아달라는 말이다. 매미만이 당신에게 더운여름을 선사하는게 아니다. 부제 : 00년 8월 여름 어느날 밤 ...모기의 고백 ㅋ 쉽게 말해 때려.. 더보기